세입자가 갱신 후 갑자기 나가겠다 하면 – 집주인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주택 임차인이 계약갱신 요구 후 해지 통보한 경우, 계약 종료 시점은 언제일까?

 

“전세 세입자가 ‘갑’이다”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오지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임차인의 주거 안정을 위하여 임차인의 갱신요구권을 명문화하였는데, 이제는 임대인 입장에서 ‘임차인이 계약갱신을 안 해주면 어쩌나’ 걱정해야 할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그래서 임차인에게 임대차보증금을 일부 반환해주고서라도 계약을 갱신하려는 임대인이 많이 보입니다.


전세 시세 하락과 임차인의 변심 사례

그런데 이런 경우는 어떨까요. 전세 시세가 계속 하향세이다 보니, 임차인이 계약 갱신을 요구한 이후에도 같은 아파트 단지 안에서 보증금이 더 저렴한 집이 계속 나오는 것입니다. 그러면 임차인의 입장에서는 같은 평수에 지금 살고 있는 집보다 더 저렴한 곳으로 이사하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겠지요. 실제 이와 관련된 사건이 있어  그 사건을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계약갱신요구 변심 사안의 개요

임차인 A는 2019년 3월 4일 임대인 B로부터 X아파트를 임대차기간 2019년 3월 10일부터 2021년 3월 9일까지, 임대차보증금 2억 원, 월 차임 168만 원으로 정하여 임차하였습니다.

A는 B에게 2021년 1월 4일 임대차계약의 갱신을 요구하는 통지를 하였고, 이는 2021년 1월 5일 B에게 도달했습니다. 그런데 A는 3주가 지난 1월 28일 B에게 아래와 같이 ‘갱신된 임대차계약’의 해지를 통지했습니다.

 

“앞선 계약갱신 요구로 임대차계약이 갱신되었으나, 갱신된 임대차계약의 해지를 통지하므로 B가 이 통지를 받은 날부터 3개월이 지나면 임대차계약이 해지됩니다.”

 

이 통지는 1월 29일 임대인 B에게 도달했습니다.
A는 통지가 도달한 후 3개월이 지난 4월 30일 임대차계약이 해지된다고 보고 B에게 그때까지의 월 차임을 지급하다가 그날 X아파트를 인도했습니다. 그러나 B는 임대차계약의 갱신 기간이 시작하는 3월 10일부터 3개월 이후인 6월 9일 해지된다고 보며 A에게 임대차보증금을 반환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A는 B를 상대로 임대차보증금 및 장기수선충당금의 지급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B는 1심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A에게 5월 1일부터 6월 9일까지의 월 차임을 공제한 나머지 보증금과 장기수선충당금을 반환했습니다.


계약갱신요구권 행사 후 해지 통보 시 계약 종료 시점

이 사건의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임대차계약이 갱신된 이후, 갱신 기간이 시작하기 전에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갱신 계약의 해지를 통보한 경우 그 해지의 효력이 언제 발생하는가.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이 사건이 갱신 기간이 시작한 이후 해지를 통보한 경우도 아니고,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계약의 해지를 통보한 경우도 아니라는 것입니다.

먼저, 임대인은 임차인의 계약 위반이 없는 한 임대차계약을 해지할 수 없습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이나 민법의 임대차 관련 규정 어디에도 임대인의 임의 해지권은 규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다음으로, 임차인의 계약갱신 요구에 따라 갱신된 임대차계약에서 갱신 기간이 시작한 이후 임차인이 해지를 통보하는 경우에는 이미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4항, 같은 법 제6조의2 제2항에 규정되어 있습니다. 그 규정에 따라 임대인이 임차인의 해지 통보를 받은 날부터 3개월이 지나면 갱신된 임대차계약이 해지됩니다.

 

 


관련 법 조항

제6조(계약의 갱신)
임대인이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의 기간에 갱신거절 또는 조건변경 통지를 하지 않으면, 그 기간이 끝난 때에 전 임대차와 동일한 조건으로 다시 임대차한 것으로 본다.

제6조의2(묵시적 갱신의 경우 계약의 해지)
임차인은 언제든지 임대인에게 계약 해지를 통지할 수 있고, 임대인이 통지를 받은 날부터 3개월이 지나면 효력이 발생한다.

제6조의3(계약갱신 요구 등)
임대인은 임차인이 정당한 기간 내에 갱신을 요구할 경우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하지 못하며, 갱신된 임대차의 해지에 관해서는 제6조의2를 준용한다.

즉, 임대차계약이 묵시적으로 갱신된 경우 기간은 2년으로 보지만, 임차인은 언제든 해지 통보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임대인의 보호를 위해 통보 후 3개월의 유예기간을 두었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갱신 요구에 의한 갱신 이후에도 임차인은 언제든지 해지할 수 있으며, 효력은 통보 도달 후 3개월이 지난 시점에 발생합니다.


제1심 법원의 판단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임차인은 갱신일 이전이라도 언제든지 임대인에게 해지를 통지할 수 있고, 통보 후 3개월이 지나면 효력이 발생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갱신기간이 시작되기 전 해지 통보도 유효하다고 본 것입니다.

일부 계산 착오 부분을 수정해 A의 청구 중 일부만 인용했고, A는 1심 중 반환받은 금액을 반영해 청구금액을 감축했습니다.
임대인 B는 금액이 크지 않았음에도 항소했습니다. 이 사안은 해지 시점에 관한 법리가 명확히 정립되지 않은 상태였고, 1심의 판결 이유가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항소심 법원의 판단

서울고등법원은 1심 판단을 뒤집고 B의 항소를 받아들였습니다.
핵심 요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갱신요구로 이미 계약은 2021년 3월 10일부터 2023년 3월 9일까지로 유효하게 갱신되었다.
  2.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4항은 ‘갱신된 계약기간 중 해지’를 전제로 한 조항이다.
  3. 따라서 갱신 개시 전후를 불문하고 언제든지 해지할 수 있다고 볼 근거는 없다.
  4. 묵시적 갱신에서도 “임대차기간이 끝난 때에 갱신된 것으로 본다”라고 규정되어 있고, “계약이 갱신된 경우” 해지할 수 있다고만 정하고 있다.
  5. 임대차계약의 법정기간은 분쟁을 예방하고 예측 가능성을 부여하기 위한 것으로, 주거 안정이라는 취지와도 모순되지 않는다.
  6. 또한 1월 28일 해지 통보를 갱신요구 철회로 볼 수 없다. 갱신요구권은 임차인의 일방적 형성권이므로 임의 철회는 허용되지 않는다.

결국 항소심은 해지 효력 발생 시점을 “갱신기간 시작일(3월 10일)로부터 3개월 후인 6월 9일”로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다시 결론을 뒤집었습니다.
2024년 1월 11일 선고된 판결(2023다258672)에서 대법원은 임차인에게 유리한 판단을 내렸습니다.

“임차인이 갱신요구를 하면 임대인에게 도달한 시점부터 갱신 효력이 발생하며, 임차인은 언제든 계약 해지 통보를 할 수 있고, 그 통보가 갱신기간 시작 전에 도달했더라도 3개월 후 해지 효력이 발생한다.”

즉, 임차인이 갱신요구 후 마음이 바뀌더라도 해지 통보 후 3개월이 지나면 계약은 종료된다는 것입니다.

다만 대법원은 왜 같은 결론에 이르렀는지 구체적인 이유를 자세히 밝히지 않았습니다. 항소심의 법리와 비교한 논리적 설명이 부족해 아쉬움이 남는 부분입니다.


판결의 의미

이번 판결은 임차인 보호를 강화한 결정으로 평가됩니다.
임차인은 갱신요구를 한 뒤라도 곧바로 해지 통보를 할 수 있으며, 3개월 뒤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반면 임대인은 임차인의 변심에 대비할 방법이 없어졌습니다. 갱신요구가 도달한 시점부터 갱신 효력이 발생하므로, 해지 통보가 들어오면 곧바로 새로운 임차인을 찾아야 하는 불리함이 생깁니다.


정리

현행 판례 기준에 따르면 임차인은 갱신요구를 한 뒤라도 해지 통보 후 3개월이 지나면 계약이 종료됩니다.
즉, 갱신기간이 시작하기 전이라도 해지 통보가 유효하며, 임대인은 그 시점 이후 3개월이 지나면 보증금을 반환해야 합니다.

이 판례는 임차인의 권리를 두텁게 보호하는 방향으로 작용하지만, 임대인에게는 보증금 반환 및 공실 리스크를 안겨줍니다.
따라서 양측 모두 계약갱신 요구 및 해지 통보 시점을 정확히 파악해 대응해야 합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을 반드시 숙지하시어 임차인은 임차인의 입장에서, 임대인은 임대인의 입장에서 최선의 판단을 하시기 바랍니다.

 

 

질의응답 (Q&A)

Q1. 임차인이 갱신요구를 했다가 해지 통보를 하면 효력은 언제 발생하나요?
A.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임대인이 해지 통보를 받은 날로부터 3개월이 지나면 계약이 종료됩니다. 갱신기간이 아직 시작되지 않았더라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Q2. 갱신요구 후 해지 통보는 유효한가요?
A. 네, 유효합니다. 임차인은 갱신요구를 한 뒤라도 언제든 해지를 통지할 수 있으며, 통보 도달 후 3개월이 지나면 계약은 종료됩니다.

Q3. 임대인은 임차인의 변심에 어떻게 대응할 수 있나요?
A. 임차인의 해지 통보를 막을 방법은 없습니다. 따라서 해지 통보를 받는 즉시 보증금 반환 계획을 세우고, 새로운 임차인을 구해야 합니다.

Q4. 이번 대법원 판결의 핵심 의미는 무엇인가요?
A. 임차인의 주거 안정을 폭넓게 보호하는 방향으로 법리를 확립한 것입니다. 갱신요구 후에도 임차인이 자유롭게 해지할 수 있도록 인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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